하 우스 안에서 싱싱한 유기농 상추와 토마토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12품목이 넘는 다양한 채소를 일년 연중으로 재배하는 곳. 바로 안동 권오년 씨의 농장이다. 20년 경력의 유기농달인 권오년 씨를 만나 유기농재배 비법을 알아본다.

건강을 되찾아준 유기농업

토마토, 상추, 오이, 대파, 양파, 양배추, 당근 등 12품목의 작목들이 일년 내내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곳. 바로 안동에서 유기농업으로 이름난 권오년 씨 농가의 풍경이다.

“이렇게 많은 작목을 어떻게 다 유기농으로 재배하세요?”라는 우문에 권 씨는 “소비자들이 원하니깐.. 나는 그냥 정직하게 농사를 짓는 것이지 머”하며 현답을 내 놓았다.

권 씨가 재배하는 유기농산물은 99%가 계약재배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현재 카톨릭 농민회, 안동봉화축협, 유기농식당 등에 납품되고 있다. 계절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품목을 재배하기 때문에 돈이 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키는 유기농업을 그는 20년이 넘게 지켜오고 있다.

“1993 년부터 유기농업을 시작했습니다. 그전에는 무지해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했는데, 어느 순간 농약중독이 일어나 건강을 크게 해치게 되었습니다. 건강을 잃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해 유기농업을 시작했습니다. 초창기 우렁이를 이용해 유기농 쌀을 재배하기도 하고 남들이 좋다는 건 다 해봤습니다.”

기술이 적립되지 않은 1990년대 초반 그도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유기농업을 시작해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다.

철저한 토양관리로 고품질 유기농산물 생산

권 씨는 한 때 많은 실패를 거듭했지만 현재는 안동시 유기농업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로 높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 그가 말하는 유기농업의 비법은 바로 철저한 토양관리다.

“지금까지 퇴비를 사서 쓴 적은 없습니다. 농사를 짓고 남은 부산물과 깨, 콩, 쌀겨, 왕겨, 파쇄목 등을 이용해 충분히 발효시켜 사용합니다. 다른 자가퇴비 농가와 다른 점은 퇴비에 수분을 전혀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 년 이상 퇴비를 발효시켜 사용하는 그는 다른 농가와는 달리 퇴비에 수분을 공급하지 않는다. 수분을 공급하면 퇴비를 자주 뒤집어주어야 썩지 않는데 고령의 두 부부가 퇴비를 뒤집는 일이 쉽지는 않다. 그래서 수분을 공급하지 않고 2년 동안 천천히 발효시켜 사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비법은 부엽토의 사용이다. 한 하우스당 60포대 이상의 부엽토와 왕겨, 쌀겨를 섞어 토양에 시비해 토양 유기물 함량을 높게 해주며, 토양 화학성 개선으로 작물 생육을 촉진시킨다. 예전에는 갈대와 억새를 토양에 섞어 주어 좋은 효과를 봤지만 최근에는 갈대와 억새를 구하기 힘들어 참나무 파쇄목을 사용한다. 이 외에도 ha당 유박 7톤을 살포해 질소질 비료를 보충하며, 토양의 병해충 방제를 위해 미생물 제제 등을 살포해 준다.

토양관리 이후 본포관리를 실시한다. 상추 재배를 위해서는 활착촉진 작업을 해주는데 물 2ℓ에 현미식초 50cc를 희석해 상추씨를 2일간 담근 후 다시 정수기 물에 3회 헹구어 씨앗을 육묘상에 파종해준다.

본 포의 병해충 관리를 위해서는 담배, 은행, 할미꽃, 고삼 등 각 액비를 1ℓ씩 혼용해 주기적으로(주1회 정도) 엽면살포해주며, 이는 온실가루이 및 진딧물 방제에 효과적이다. 또한 재피액 1,000ℓ, 역귀액 1ℓ를 혼합해 살포하면 청벌레와 진딧물 방제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품목을 많이 재배해서 유통시켜야 돈이 되지요. 하지만 유기농업은 그렇게 돈만 쫓아서 하는게 아닌 것 같습니다. 20년간 유기농업을 하면서 잃은 건 돈이지만, 건강을 얻었습니다. 유기농업은 축복입니다.”

유기농업은 축복이라 말하는 유기농업의 달인 권오년 씨. 자신의 건강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그의 유기농업에 박수를 보낸다.